다석선생 식사
저녁식사 한 끼만 5시에 했어요. 식구들은 아침과 저녁 두 끼를 안방 아랫목에서 먹었습니다. 윗목이 추워서 아침에 따끈한 숭늉을 드린 적이 있었는데, 화를 내시 며 거절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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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무엇을 잡수셨습니까? 식사량은 어느 정도였습니까?
- 국하고 김치, 나물 등 반찬 몇 가지였습니다. 진지 주발은 스텐 그릇인데 제법 컸습니다. 흰 밥을 싫어하셔서 보리나 팥을 섞어서 드셨습니다. 어떤 이들은 저렇 게 잡숫고 어떻게 사시냐고 할 정도였습니다. 콩국수를 좋아하셔서 자주 해 드 렸습니다. 세끼 차리려면 신세를 진다고 말씀하시기도 하셨어요. 상도 직접 내어 주셨는데, 빈 그릇이라 ‘설겆이 하기도 좋다’고도 하셨습니다
제사는 지내지 않았고, 잔치를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음식을 못하게 하셨습니다. 생신 상도 간단하게 차렸습니다. 집안 분들은 음력에, 매년 오신 것 같지는 않지 만 말년에 제자 분들이 양력 생신에 방문을 하면 국, 청포묵과 잡채 등을 해서 드렸습니다. 특별한 날이라 누가 고기를 사오면 화를 내셨습니다. 또 불쌍한 사람 들이 생각이 나셨는지 가서 모셔오기도 하셨습니다. 얻으러 오는 사람들이 많았 습니다. 평소 식구 모르게 주셔서 소문이 났던 것 같습니다
생선을 좋아 하셨는데, 생선 장수들이 떨이로 많이 맡겼습니다. 동태를 잘 드셨습니다
틀니를 하지 않으셨고 치질로 고생을 좀 하 셨습니다.
- 아버님께서 천을 직접 구해 오시기도 하셨습니다. 어머님이 직접 옷을 지어 드렸 는데 솜씨가 좋으셨습니다. 등이 굽으셔서 뒤는 길게 하고 앞은 줄여서 옷을 만 드셨지요. 어느 날은 아버님께서 광주 동광원에서 옷 한 벌을 얻어 오셔서 무척 기뻐하시던 일이 생각납니다.
- 살던 집(구기동 150번지) 앞에 고개가 있었는데, 외출할 때 어머님이 고개에서 기다리신 적도 있습니다. 아버님께서 거울 앞에서 모양을 내시느라 그랬지요. 한 복을 단정하게 입으시고 수염을 빗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