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가 최근 한국의 높은 갑상선암 진단과 수술 건수를 '과학이라 여기는 미신' 중 대표적인 사례로 소개했다.
한국에 초음파를 통한 갑상선암 진단 방법이 소개된 것은 1997년. 이후 초음파 검사를 통한 여러 암 진단은 '유행'이 됐고 3만~5만원에 검사가 가능해졌다. 1999년 10만명당 5명 정도였던 갑상선암 진단은 10여 년 만인 2011년 10만명당 70명으로 급증했다. 이 중 3분의 2는 결국 갑상선을 떼어내고 평생 호르몬을 복용하는 길을 택했다.
이는 국제사회의 조롱거리였다. 지난해 3월 '갑상선암 과다진단 저지를 위한 의사연대'가 갑상선암 과잉 진단 문제 제기와 초음파 검진 중단을 표명한 이후 갑상선 수술 건수는 2014년 4월~2015년 3월 사이에 무려 35%(1만5000건) 감소한 2만8000건에 그쳤다. 하지만 여전히 갑상선암 수술 건수는 많다.
네이처는 이처럼 모든 암의 조기 진단이 인간 수명을 높여줄 것이라는 믿음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네이처는 "폐, 자궁, 결장 등 암은 조기 진단이 매우 중요하다"면서도 "갑상선, 전립선, 유방암 등은 조기 진단이 꼭 수명을 늘려주지는 않는다"고 했다.
네이처는 그 근거로 한국 갑상선암 사망률을 제시했다. 한국 갑상선암 수술 건수는 10년 동안 급격히 증가했지만 사망률은 10만명당 1명으로 과거와 변함이 없다. 네이처는 "이는 20세기 초반 암에 대한 연구가 진행될 당시 알려진 이야기"라며 "지금은 수많은 연구 결과가 특정 암은 조기 진단이 사망률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