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게임 이어지는 원유 시장
국제 유가가 배럴당 30달러 아래에서 연일 헤매고 있지만 원유생산국의 동상이몽은 여전하다. 러시아가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감산에 대해 논의하겠다고 밝혔지만 OPEC 국가들은 여전히 원유 생산을 줄일 생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OPEC 회원국 대부분은 6월 정기회의 이전에 감산을 논의하는 긴급회의 개최를 원하지 않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전날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해 “러시아는 세계 에너지 시장에 관해 공동의 이해를 확보하는 것과 의견 교환에 관심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막상 OPEC국가들은 이에 관심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OPEC 관계자는 “러시아 등 비회원국과의 회동에 대해 결정된 바가 없다”며 “OPEC 내부에서 (감산) 공감대가 형성되기 전에 OPEC회원국과 비 OPEC 국가간 회동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글로벌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와 바클레이즈 등도 글로벌 국가들이 감산을 논의하는 것은 개연성이 없다는 입장이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에 이란까지 가세하는 등 시장 점유율을 지키기 위한 산유국 혈투가 더욱 뜨거워지는데 감산 논의는 현실화되기 어렵다는 것.
마이클 트랜 RBC캐피탈마켓 스트래티지스트는 “이란의 원유 수출재개가 미칠 영향을 판단하기 전에 감산을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
게다가 유가 하락으로 산유국 대부분이 현금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만큼 시장 점유율을 높여서라도 살아남으려 할 개연성이 크다.
스위스 악스포 트레이딩의 앤디 솜머 애널리스트는 “OPEC과 러시아가 감산 합의에 돌입하긴 힘들 것이고 이제 시장도 인식하기 시작했다”며 당분간 글로벌 원유시장의 공급과잉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