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가려운 곳 건드린 '영악한 엘리엇'
지주·사업회사로 분할 요구
'이재용 지배력 강화' 명분 주고 30兆 배당, 나스닥 상장 등 제안
삼성 "신중 검토" 원론적 답변… 株價 사상 최고, 장중 170만원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이 삼성전자 분할과 삼성그룹의 지주회사 전환을 요구하고 나섰다. 지난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반대했던 엘리엇이 입장을 완전히 바꾼 것이다. 엘리엇의 뜻밖의 제안에 대해 지주회사 전환을 통한 이재용 부회장의 지배력 강화를 지지하는 대신, 배당 확대와 삼성전자 사업 자(子)회사의 나스닥 상장을 관철시켜 자신들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6일 삼성전자 주가는 4.45% 오른 169만10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삼성물산(7.89%), 삼성생명(4.31%) 등 삼성 주요 계열사 주식도 동반 상승했다.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자회사인 블레이크 캐피털과 포터 캐피털은 5일(현지 시각) 삼성전자 이사회에 서한을 보내 삼성전자를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한 뒤 지주회사를 삼성그룹의 지주사 격인 삼성물산과 합병할 것을 제안했다. 또 삼성전자 사업회사를 미국의 나스닥에 상장할 것도 제안했다. 이들은 또 분할한 사업회사가 주주에게 정기 배당과는 별개로 30조원(보통주 1주당 약 24만5000원 규모)의 현금 특별 배당을 실시할 것을 요구했다.
이 펀드들은 삼성전자 지분 0.62%를 보유하고 있지만 작년 삼성물산 합병 때처럼 외국인 투자자를 대거 규합해 삼성을 본격적으로 압박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는 이에 대해 "주주의 제안인 만큼 신중히 검토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