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층 아파트 살면, 극단적 선택 확률 높아진다?
최근 "고층 아파트 거주자의 자살 확률이 저층보다 높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돼 관심을 모은다. 국내·외 학계에선 1970년대부터 “고층 주거 환경이 정신 건강 등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경고해왔다.
김영욱 세종대 건축학과 교수가 지난달 낸 논문 ‘고층아파트의 저층과 고층의 자살률 비교 연구’ 결과다.
김 교수는 2007년부터 2011년까지 국내 A시 내 아파트 15만8916가구의 자살률(10만명 당 자살자 수)을 전수 조사했다. 그 결과 고층(6층 이상)의 자살률이 저층(1~5층)보다 10%가량 높았다.
소득 수준이 자살률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고려해 일반 아파트와 임대 아파트로 구분하면 임대 아파트의 자살률 변화가 두드러졌다. 고층 자살률이 저층보다 60%가량 컸다.
고층의 자살률이 높은 이유는 지상과 떨어져 있는 데서 오는 사회적 교류 감소, 고립감 때문으로 추론됐다.
홍현주 한림대 성심병원 정신의학과 교수는 “청소년 자살의 경우 투신 비율이 높은데 고층에 살면 접근성이 증가해 자살률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고층에 사는 사람은 불안 증세, 우울증, 공격적 성향 등을 보일 확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상당하다. 고층일수록 이웃과 교류가 적고 남을 도와주려는 경향이 감소한다는 주장도 있다.
반면 고층의 장점을 무시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좋은 전망과 풍부한 일조량, 사생활 보호, 낮은 소음, 낮은 범죄율 등이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연구실장은 “고층이 건강 등 측면에서 나쁠 수 있지만 이를 감수할 수 있을 정도로 장점이 많기 때문에 많은 소비자가 고층을 선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