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교동계 좌장격인 권노갑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 12일 탈당하기로 하면서 호남지역과 더민주의 '정치적 동거'가 사실상 막을 내리게 됐다.
이에 따라 현역 의원들의 가장 많은 이탈이 있었던 호남을 중심으로 한 추가 탈당과 안철수 의원이 주도하는 '국민의당'으로의 합류 행렬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권 고문은 12일 오전 10시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더민주 탈당을 선언한다. 회견에는 권 고문만 서기로 했고, 다른 인사들은 이후 탈당계를 낸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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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교동계 좌장격인 권노갑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 지난 5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故 김대중 前 대통령 묘소를 찾아 분향을 하고 있다./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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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고문이 동교동계의 대표성을 띠는 만큼 이번 탈당은 사실상 호남과 더민주가 결별하는 상징적인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적 동지그룹'인 동교동계는 호남을 정치적 기반으로 하면서, 친노(親노무현) 그룹 등과 함께 더민주의 한 축을 담당했다.
문재인 대표가 지난 연말·연초에 권 고문과 잇단 회동을 하며 탈당을 만류한 것도 호남의 민심 이반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 등에서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호남향우회 일부 현역 임원들이 더민주를 떠나 천정배 의원의 '국민회의'에 합류한 것도 더민주 입장에서는 호남 표를 잃는 뼈 아픈 순간이었다.
더구나 정대철 상임고문도 이번주 중 구(舊)민주계 전직 의원들과 국회에서 탈당 회견을 가질 예정이라 더민주와 호남의 결별은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됐다.
인재영입 발표 등을 위한 문 대표의 지난 주말 광주 방문이 무산되고, 호남특위 위원장 인선이 물 건너 갔다는 얘기가 흘러나오는 건 이 같은 상황을 뒷받침한다.
반대로 동교동계가 국민의당에 합류하면 안 의원으로서는 호남 지지율을 한층 공고히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정치적 자문을 해줄 원로그룹도 생기게 된다.
권 고문을 비롯한 동교동계는 탈당 후 일단 제3지대에서 신당 세력들의 규합에 매진한다는 계획이지만, 이후에는 국민의당에 합류할 것으로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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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가칭) 권은희(왼쪽 세번째), 안철수 의원(오른쪽 세번째)과 한상진 공동창당준비위원장(오른쪽 두번째) 등이 11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참배를 하기 위해 묘역에 들어서고 있다. 2016.1.11/뉴스1 © News1 신채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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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아가 동교동계의 집단 이탈은 호남을 지역구로 하는 더민주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후속 탈당과 국민의당 합류 행렬에 불을 지필 가능성이 크다.
호남 민심이 문 대표 체제의 더민주에서 멀어진 상황에서 호남 기반의 원로그룹마저 떠난다면 더민주에 남아 있을 명분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광주에서는 거취를 고민 중인 박혜자(광주 서갑)·장병완(광주 남) 의원이 당을 떠나면 광주지역의 더민주 소속 현역은 강기정(광주 북갑) 의원만 남게 된다.
광주에서의 탈당 행렬은 곧 전남과 전북 등 호남 전역으로 번져 수도권으로 북상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전남에서는 주승용 의원(전남 여수을)이 13일 탈당을 예고했고, '호남의 맹주' 박지원 전 원내대표(전남 목포)도 탈당에 무게를 두고 의견을 수렴 중이다.
'박지원계'로 분류되는 김영록 의원(전남 해남·완도·진도)은 11일 수석대변인직을 사퇴하면서 탈당을 예고했다.
이날 전북에서는 김관영 의원(전북 군산)이 탈당해 국민의당으로 합류, 더민주의 '전북 스크럼'이 깨지게 됐다.
앞서 유성엽 의원(전북 정읍)이 탈당하면서 전북지역 의원들은 탈당 등 개인행동을 자제하자며 전북 스크럼을 짠 바 있다.
이와 함께 수도권 의원들의 추가 탈당 가능성도 있다. 캐스팅보트를 쥔 박영선(서울 구로을) 의원은 더민주 잔류와 탈당을 놓고 저울질을 하고 있다.
우선 '김한길계'이자 '민집모'(민주당 집권을 위한 모임) 소속인 최원식 의원(인천 계양을)은 12일 국회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갖는다. 또 신학용 의원(인천 계양갑)도 탈당 시기를 조율 중이다.
최 의원과 같은 민집모 소속 노웅래(서울 마포갑) 의원 등도 탈당을 고민하고 있다. 앞서 문재인 대표 체제에 대한 반대 기류는 민집모를 중심으로 형성된 바 있다.
권은희(광주 광산을) 의원 등이 제3지대에 머물다가 11일 안 의원과 손을 잡은 것처럼, 이들 탈당파의 향후 행보도 국민의당 합류일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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