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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과잉 현실화…전국 아파트값 1년8개월만에 하락

얼 골 2016. 2. 18. 15:33

경제 불안과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 공급과잉 등의 여파로 주택시장 분위기가 침체되면서 집값이 하락세로 전환됐다. 이번주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이 약 1년8개월만에 하락세로 돌아섰고, 월간 기준으로도 지난 1월 지방의 아파트값이 3년만에 떨여졌다.

한국감정원은 지난 15일 기준 전국의 아파트 가격이 지난주 대비 0.01% 하락했다고 18일 밝혔다. 한국감정원이 집계하는 주간 단위 전국 아파트값이 떨어진 것은 2014년 6월23일 이후 86주 만에 처음이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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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아파트값은 지난해 12월28일 이후 7주 연속 보합세를 보이다 결국 이번주 하락세로 돌아섰다. 한국감정원 강여정 주택통계부장은 “주택담보대출 심사 강화의 영향으로 주택 매수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남북관계 냉각 및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아파트값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의 아파트값도 0.01% 빠지며 85주 만에 하락했다. 경기·인천은 보함세를 보였지만 서울이 지난주 대비 0.01% 떨어진 영향이 컸다. 서울 아파트값의 하락 전환은 87주 만에 처음이다. 특히 부동산투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서울 강남구(-0.07%), 서초구(-0.03%) 등 강남권 아파트값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지방의 아파트값도 0.01% 내렸다. 충남이 0.11% 떨어져 하락폭이 가장 컸고 충북(-0.05%), 대구·경북(각각 -0.04%)이 뒤를 이었다. 제주는 0.25% 상승해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으나 오름폭은 지난주(0.38%)에 비해 둔화됐다.

지방의 아파트값은 월간 단위로도 3년만에 첫 하락세를 보였다. 이날 부동산시장 조사기업 부동산114의 집계를 보면 올 1월 지방(5대 광역시 제외)의 아파트값이 전달에 비해 0.04% 하락했다. 이 회사가 집계하는 지방 아파트값이 하락한 것은 2013년 1월(-0.02%) 이후 3년만이다. 서울과 경기, 인천, 신도시 등의 아파트값은 보합세를 보였다.

지역별로 보면 경북이 0.18% 떨어져 하락폭이 가장 컸고 충남(-0.09%), 충북(-0.03%), 전북(-0.01%) 등이 하락세를 보였다. 광역시 중에서도 대구(-0.16%), 대전(-0.01%) 등의 아파트값이 하락했다.

부동산114 이미윤 책임연구원은 “지난 1월 지방과 5대 광역시의 아파트 거래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4% 감소하는 등 주택시장이 급랭하는 상황에서 지난해부터 입주물량이 증가한 지역들에서 공급과잉 우려가 가격하락으로 현실화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지방 아파트 시장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2년 동안 분양 공백을 겪으며 물량이 부족해져 2010~2011년부터 아파트값이 상승하기 시작했다. 이러자 건설사들이 대거 분양에 나섰고, 이는 지난해부터 공급과잉이라는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실제 2013~2015년 지방의 아파트 입주물량은 직전 3년(2010~2012년) 연평균 보다 72%나 급증했다.

이 연구원은 “광주(82%), 대구(78%), 충남(73%), 대전(60%) 등은 올해 입주물량이 지난해에 비해서도 크게 늘어나기 때문에 공급과잉에 따른 아파트값 약세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