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리스트' 의혹으로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이완구 전 국무총리(66)가 재판중에 과거에 앓았던 혈액암이 재발하자 항소심 재판을 미뤄달라고 법원에 요청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 전 총리 측 변호인은 "한 달에 한 번씩 꾸준히 병원을 찾아 정기검사를 받았는데 지난해 12월에 암세포가 검출됐다"며 "스트레스일 가능성이 높다고 병원에서 휴식을 권유했다"고 3일 밝혔다.
변호인은 지난달 8일 항소심 재판부인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이상주)에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에서 받은 이 전 총리의 진단서와 함께 기일변경 신청서를 냈다.
재판부는 이 전 총리 측의 신청을 받아들여 원래 재판 날짜인 3월22일에서 한 달을 늦춰 4월19일로 바꿨다.
변호인은 "기일이 늦어지는 것은 좋지 않은데 총리님의 건강이 허락하는 한 빠르게 재판을 진행할 것"이라며 "상황에 따라 바뀔 수 있지만 4월에 첫 재판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총리는 지난 2012년 제19대 총선을 준비하다가 그 해 1월 혈액암의 일종인 '다발성 골수종' 판정을 받았다. 이후 출마를 포기하고 10개월간 투병생활을 했다.
그는 2013년 4월 재보궐선거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됐지만 2013년 4월4일 충남 부여의 선거사무소에서 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3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이 전 총리는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될 경우 총선 출마 가능성도 점쳐졌으나 올해 1월 1심에서 유죄가 인정돼 집행유예를 선고받자 20대 총선 불출마 선언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