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일도 있다.

우울하면 '자살 생각' 원인

얼 골 2016. 6. 21. 13:48

우울증을 경험한 사람이 죽고 싶은 생각이 드는 이유가 밝혀졌다. 이마 쪽에 위치한 뇌 전두엽이 우울감으로 기능이 떨어져 분노·화·불안 같은 감정이 생길 때 흥분하는 변연계를 통제하지 못해 자살 충동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이는 술을 지나치게 많이 마시는 폭음으로 인해 전두엽 기능이 떨어져 충동이 증가하는 원리와 유사했다.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홍진 교수는 고려대학교 바이오의공학부 성준경 교수, 하버드의대 매사추세츠 종합병원(MGH) 모리죠 파바 교수와 공동연구를 진행해 이 같은 연구 결과를 21일 발표했다.

뉴스1

이은주 디자이너./©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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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 연구팀은 지난 2011년부터 5년간 자살 생각이 든 우울증과 그렇지 않은 우울증 환자의 뇌 영상을 비교·분석했다.

우울증이 생기면 전체적으로 뇌 기능이 떨어졌다. 특히 뇌 전두엽과 변연계 기능에 이상이 생겼다.

전두엽은 이마 쪽에 위치해 판단과 사고, 계획, 억제 등의 감정을 관장하는 고차원적인 뇌 기관이다. 변연계는 뇌 심부에 위치해 인간의 기본적인 본능과 충동, 수면, 기억 등을 관장하는 곳이다.

우울증이 오면 전두엽 기능이 떨어져 기분이 우울해지고 의욕이 떨어지는 동시에 집중력에 지장이 온다. 또 변연계 기능이 상실해 불면증과 식욕저하, 감정 기복이 생긴다.

이번 연구에서는 자살 생각이 들면 뇌 기능에 변화가 생기고 뇌 심부에 위치한 변연계가 흥분된다는 것을 기능적 MRI(자기공명영상)를 통해 밝혔다.

보통 변연계는 분노나 화 같은 감정이 들거나 과거 트라우마가 떠오를 때 흥분한다. 우울증은 전두엽 기능을 떨어트리고 한 번 상실한 기능은 회복하지 않는다. 이런 과정을 거쳐 전두엽이 변연계를 통제하지 못하고 이런 증상이 지속되면 자살 위험이 더 커진다.

연구팀은 "이런 증상은 폭음을 했을 때 전두엽 기능이 떨어져 충동이 증가하는 원리와 유사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서는 우울증 환자 중 전두엽-변연계 간의 연결이 줄어들수록 자살 생각이 더 증가한다는 사실도 규명했다. 우울증이 생기면 뇌신경을 유지하는 뇌유래신경영양인자(BDNF)가 저하돼 뇌 신경 연결성이 나빠질 수 있다.

전홍진 교수는 "우울증은 초기에 빠르게 구별해 관리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이는 우울증뿐 아니라 자살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네이처 자매지인 미국 정신의학회지(Translational Psychiatry) 최신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