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상

김정주 "빌려준 돈 받는 건 포기..진경준이 검사라서"

얼 골 2016. 10. 11. 13:18

친구인 진경준 전 검사장(49)에게 '공짜주식' 등 뇌물을 준 혐의로 기소된 게입업체 넥슨의 창업주 김정주 NXC 대표(48)가 "원래 돈을 빌려주려고 했다가 돌려받지 못할 것 같아 포기했다"고 증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 심리로 12일 열린 2회 공판에 증인으로 선 김 대표는 "진 전 검사장이 돈을 갚는 게 늦어지면서 고민이 됐다"며 "너무 괴롭고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하다가 못 받은 돈이니 잊어버리자고 생각해 포기했다"고 말했다.

김정주 NXC(넥슨 지주회사) 대표. © News1
김정주 NXC(넥슨 지주회사) 대표. © News1

검찰이 "진경준 전 검사장이 검사라서 돈을 돌려달라고 못한 게 아니냐"고 묻자 김 대표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일부 그런 생각을 했던 것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 같다"고 답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 대표는 지난 2005년 먼저 진 전 검사장과 김상헌 네이버 대표, 박성준 전 NXC 감사에게 각각 주식 1만주 매입을 권유했다. 김상헌 대표는 이들의 대학 선배이며 나머지 셋은 서울대 86학번 동기로 평소 친하게 어울렸다.

김상헌 대표와 박 전 감사는 김 대표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을 산 뒤 갚았지만 진 전 검사장은 김 대표에게 돈을 돌려주지 않았다.

진 전 검사장은 검찰에서 "나는 원래 회사 직원들에게 줄 때 돈을 받고 주지 않으며 그냥 주는 게 마음이 편하다"는 김 대표의 말을 듣고 친구의 호의를 거절할 수 없어서 받았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김 대표는 이날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며 친구의 진술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검찰이 "자신의 형사책임을 줄이려고 돈을 빌려줬는데 진 전 검사장이 안 갚았다고 하는 게 아니냐"고 추궁하자 "최대한 예전 기억을 떠올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신의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있는 진 전 검사장과 달리 재판에서 김 대표는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있다.

김 대표 측 변호인은 지난 재판에서도 김 대표가 본인이나 회사에 문제가 생겼을 때를 대비해 진 전 검사장의 도움을 받고자 금품을 줬다는 취지로 말한 바 있다.

김 대표는 "당시 회사가 더 성장할 수 있다고 보고 외부주주가 들어오는 것보다는 제가 알고 있는 사람들이 주식을 사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가격이 비싸 임직원에게 권하기 쉽지 않았고 시간도 촉박해 그렇게 처리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두 사람 이외에 공무원인 진 전 검사장에게 주식이 넘어가게 된 것은 충분히 오해를 살 수 있었던 일"이라며 "사려깊게 처리가 되지 못해 이번 사건 이후 많은 생각을 하게 됐고 지금도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