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심하자.

집단 암 발병 마을

얼 골 2016. 11. 1. 13:31

경기 양주시 장흥면 삼하리 마을은 수년 전 암환자가 잇따라 발생해 고압선 영향 때문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던 지역이다. 지금도 거미줄처럼 뻗어 있는 고압선과 흉물처럼 들어선 철탑을 마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한국전력공사(한전)가 집단 암 발병 원인 규명이 안 된 상황에서 또 다시 이 마을을 지나는 고압 송전선로와 철탑을 건설하기로 해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30일 경기 양주변전소 주변 마을 공중으로 고압송전선로가 어지럽게 연결돼 있다. 이종구 기자
30일 경기 양주변전소 주변 마을 공중으로 고압송전선로가 어지럽게 연결돼 있다. 이종구 기자

30일 양주시에 따르면 한전은 2019년 4월 준공예정으로 동두천복합화력발전소에서 양주변전소까지 37㎞에 전력을 송전하는 ‘345㎸(킬로볼트) 동두천CC~양주 송전선로’ 신설을 추진중이다.

주민들은 선로 신설로 고압철탑 62기가 은현, 백석, 장흥 등 양주전역의 산림축을 관통해 전자파 유해성과 환경훼손, 날림번지 등을 우려하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30일 경기 양주변전소 주변 마을 곳곳에 고압철탑이 들어서 있다. 이종구 기자
30일 경기 양주변전소 주변 마을 곳곳에 고압철탑이 들어서 있다. 이종구 기자

특히 양주변전소(전력의 전압을 변환해 가정에 보내는 시설) 주변 주민들의 피해가 크다. 1992년 삼하리 약 8만9,100㎡에 들어선 양주변전소는 경기서북부에 전력을 공급하면서 전국적으로 드물게 의정부~양주, 양주~은평 등 345㎸급 3개, 154㎸급 5개 등 8개의 고압송전선로가 어지럽게 연결돼있다. 양주 송전선로까지 신설되면 무려 9개 송전라인이 삼하리에 집중되는 것이다.

주민들은 사방으로 뻗은 수많은 고압 송전선과 수십개의 고압철탑에서 발생한 전자파가 인체에 피해를 주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실제 장재훈 전 양주시의원의 2007년 조사 결과에 따르면 1996년 이후 장흥면 삼하리 120여 가구 670명 주민 중에 29명이 위암, 피부암, 폐암 등 각종 암에 걸려 17명이 사망했다. 현재 사망자는 20명을 훌쩍 넘었다. 2013년 기준 인구 1만명당 28.5명꼴인 국내 암발생률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치이다.

삼하리에 사는 장 전 의원은 “변전소 인근, 원주민 위주로 암 발병이 높았으나, 한전이 공기업이다 보니 원인규명 조사가 안됐다”며 “주민들이 얼마나 더 피해를 봐야 하는 것이냐”고 개탄했다.

한전의 계획에 주민들은 대책위를 만들어 대응하고 있지만, 무력감을 호소하고 있다.

박효배 주민대책위 총무는 “철탑 아래엔 풀도 자라지 않는 등 인체 유해성이 상존하고, 지가도 최대 70%까지 떨어지는 등 주민들의 피해가 막대하다”며 “주민의 양보만 요구하고 있다”고 한전을 비판했다.

이에 대해 한전 측은 “수도권 북부의 발전설비 증가로 전력수송능력을 추가할 수밖에 없다”며 주민들의 반발로 무산된 설명회를 이번 주 강행할 방침을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