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상

김종필

얼 골 2018. 4. 23. 12:18

 

김종필 전 총리가 18일 충청남도 지사에 출마한 이인제 의원을 만나 북의 비핵화 등을 화제로 환담하고 있다. 10년 전 뇌중풍으로 쓰러져 거동은 불편하지만 건강한 모습이다. 김경제 기자



 

1998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박정희 전 대통령 20주기 추모 특별사진전을 박 전 대통령 둘째 딸 근령 씨와 함께 관람하는 김종필 총리. 운정재단 제공

 

 

정치인들이 떠난 실내에 다시 적막감이 돌았다. “(5·16 직전 JP가 만난) 역술가 백운학에 얽힌 일화가 사실이냐”고 물어봤다. “그때 점을 보러 간 친구가 방으로 들어가고 나는 대청마루에 걸터앉아 있는데 자꾸 나를 쳐다보더니 ‘됩니다’라고 해서 ‘뭐가 되느냐’고 물어봤지. ‘아니, 그 계획하고 있는 것…’이라고 해서 물끄러미 바라봤지. 그러니 ‘혁명하려는 것 아니냐’고 해서 정색을 하고 “누구 사람 잡을 일 있느냐”고 말했지.” 


최영훈 논설위원
 
 한 시간쯤 지났다. 그의 얼굴에서 피곤한 기색이 읽혔다. “오래 사시라”고 덕담을 건네자 “종종 와서 세상 돌아가는 얘기를 전해 달라”고 했다. 그는 70세가 넘어서 “해는 지지만 서쪽 하늘을 벌겋게 물들이고 싶다” “인생의 행복은 미운 놈 죽는 것 보고 그 다음에 죽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흐르는 세월을 이길 사람은 없다.

 한 시대를 풍미한 JP 역시 대중의 호오(好惡)나 평가와 상관없이 언젠가는 역사로 남을 것이다. ‘3김 시대’가 끝난 뒤 정치의 왜소화 단계를 넘어 큰 정치는 실종 상태다. 대한민국 정치사는 JP를 산업화·민주화 시대를 관통한 최장수 정치인이자 정치 거목(巨木)으로 기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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