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올 김용옥 선생 (사진=자료사진)
◆ 김용옥> 핵이라고 하는 문제가 북한으로서는 오늘의 당당한 모습을 세계에 내놓을 수 있는 가장 예산이 그나마 적게 드는 싼 방법이었어요.
◇ 김현정> 체제 보장을 미국으로부터 얻어내기 위한 카드 중에 그나마 제일 싼 게 핵이라고 판단했을 거다?
◆ 김용옥> 그렇게 판단했던 거죠. 그러니까 여태까지 우리가 남북한의 문제에 있어서 진정성 있게 문제를 풀어갔다면 이 핵 문제까지 안 왔죠. 안 왔어요. 북한이 핵을 개발하도록 독려했어요, 오히려 이 서방 세계들이. 독려해 온 거예요, 오히려. 그런 상황에서 북한은 그나마 이것을 완성하는 것밖에는 주어진 카드가 없었고. 그러나 그 카드를 평화 국면을 위해서 전적으로 써야겠다는 판단을 내리기까지 김정은이라는 사람은 국내 정치를 운영해 왔다는 거죠.
◇ 김현정> 이 사람이 정치적인 사고, 정치공학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보시는 거군요.
◆ 김용옥> 그러니깐. 자, 보세요. 오늘날 내려온 게 국방위원장의 자격으로 내려온 게 아닙니다. 국무위원장으로 온 겁니다.
◆ 김용옥> 사실은 트럼프라는 인물은 미국 역사에서 보면 완벽한 돌연변이고.
◇ 김현정> 좌충우돌이고 기존의 미국 대통령의 스타일하고 완전히 다른.
◆ 김용옥> 다른, 돌연변이예요. 그 돌연변이 때문에 우리 민족에게는 기회가 왔다. 저는 처음부터 당선될 적에 그런 말씀을 드린 적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트럼프는 뭐 기라성 같은 이스테블리시먼트( establishment- 지배층, 특권계급), 참 멋있는 신사들 제가 많이 압니다. 그러나 그 인간들은 진실성이 없습니다. 그리고 미국의 아주 우월권이라고 하는 철저한 신념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고, 이 사람들은 절대 기존의 질서의 변화를 꾀하지 않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선생님, 트럼프 하면 자기 실리만 챙기는 장사치, 사업가, 그런 얘기들 하는데 자기 실리만 챙기는 사람이 미국의 기존 백인 신사들보다 더 나을 게 있는 거예요?
◆ 김용옥> 이 사람이 결국 대통령이 된 것은 트럼프의 승리가 아니라 여태까지 우리가 위대한 미국이라고 생각해 왔던 그 위대함의 몰락이에요. 그것이 잘못되었다는 것이 최초로 인류 사회에 드러난 거예요. 더 이상 미국이 빅브라더로서 이 세계를 지배할 수 없다고 하는 현실을 트럼프를 통해서 하느님이 드러내신 거예요.
◇ 김현정> 와, 이거 굉장히 철학적인 얘기네요. 그러니까 트럼프가 뽑히는 순간 미국의 패권. 패권주의는 이미 수그러든 거다라는 거고. 그렇기 때문에 트럼프는 오히려 북한과 얘기할 수 있고 뭔가 역사를 새로 쓸 수 있다. 이렇게 해석을 하시는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