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일도 있다.

3불 원칙이 '약속'이 아니라 '입장표명'

얼 골 2017. 11. 3. 17:39

우리 정부의 소위 '3불(不)' 원칙이 자칫 미중 양대 강국의 파워게임에 휘말려 앞으로 논란이 확대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중의 관계 개선 합의문에서 언급된 3불(不) 원칙에 대한 표현을 두고 이미 한중 간 해석 차이로 표현이 수정되는 헤프닝이 빚어진데 이어 미국도 애매한 표현을 등장시키면서 해석 여지에 대한 논란의 소지를 제공했다.

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연합뉴스]맥매스터 "北 더욱 고립시켜 전쟁없이 핵위기 해결"(워싱턴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아시아 순방을 하루 앞둔 2일(현지시간) 허버트 맥매스터 미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백악관에서 연합뉴스를 비롯한 순방 5개국 11개 언론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맥매스터 보좌관은 북핵· 미사일 도발 위기와 관련, "북한 정권을 더욱더 고립시켜 전쟁 없이 이 사태를 해결하겠다"며 "외교가 우리의 주요 노력"이라고 강조했다. ymarshal@yna.co.kr(끝)<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허버트 맥매스터 미국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아시아 순방을 하루 앞두고 백악관에서 순방 5개국 11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밝힌 3불 원칙에 대해 "확정적이지 않다"고 발언했다.

맥매스터 보좌관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지난달 30일 국회 외교통일위의 외교부 국감에서 ▲사드 추가 배치 중단 ▲미국 주도 미사일방어체계(MD) 불참 ▲한·미·일 안보협력이 군사동맹으로 발전하지 않는다는 것 등 3불 원칙을 밝힌데 대해 "한국이 그 세 가지 영역에서 주권을 포기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맥매스터의 이 같은 발언은 한국의 3불 원칙이 확정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부각시킨 것으로 보인다. 미국 입장에서도 상황에 따라 논란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에둘러 표현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우리 정부의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추가 도입 여부를 놓고 한미 간에 새로운 갈등 국면이 빚어질 수도 있다는 점이 우려되고 있다.

한편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달 30일 정례브리핑에서 "한국이 (3불) 약속을 지키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이후 중국 매체들은 화 대변인의 발언을 받아 한국의 '약속'이라고 잇따라 보도했다.

이에 외교부는 우리 정부의 3불 원칙이 '약속'이 아니라 '입장표명'이라는 점을 중국 정부에 즉시 항의했고 화 대변인은 다음날인 31일부터 '입장표명'으로 표현을 수정했다.

노규덕 외교부 대변인은 2일 정례브리핑에서 "약속이라는 표현을 쓴 것에 대해 우리는 중국 측에 문제를 제기했고, 그 이후에 중국의 표현이 '입장표명'으로 다시 바뀐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화 대변인은 다음날인 지난 1일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는 한국이 언행일치하고 유관 입장을 실천하길 바란다"면서 재차 3불 원칙의 충실한 이행을 강조했다. 한중 관계 개선은 한국의 약속 이행을 전제조건으로 하는 조건부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3불 이행 여부가 향후 한중 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음을 주지시킨 것이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우리 정부가 중국이 '약속'이라고 한 표현을 '입장표명'으로 바꾸라고 한 것은 지금의 입장이 변할 수도 있다는 점을 암시한 것 아니겠냐"면서 "한국 정부가 3불 원칙을 바꿀 상황이 왔을 때 한중 관계가 다시 악화될지 여부는 쉽사리 판단할 수 없는 문제"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그러면서 "한국과 중국도 미국이 3불 원칙을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일 것으로 생각하진 않았을 것"이라면서 "안보 상황이 변하면 외교적 입장은 언제든 변할 수 있는 것이다. 한·미·중 간의 외교전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