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이 야구인들에게 물었다. 창간 28주년을 기념하는 특집 설문의 의미로 야구인 100인에게 '명예의 전당 1호 입성자는 누가될까'라는 주제의 질문을 던졌다. 후보는 심사숙고해 '선동열 최동원 이종범 박철순 이승엽 백인천' 등으로 추렸지만, 그 외의 인물을 추천해도 되는 것으로 했다. 아울러 '예비 명예의 전당' 대상자라고 할 만한 선수는 누구인지도 알아봤다. '실력과 인성, 팬 서비스까지 두루 갖춘 현역 최고의 모범 선수는 누구인가'라고 물어봤다.
후보군 모두 당장 명예의 전당에 헌액돼야 하는 프로야구의 레전드들이다. 순서를 정하는 게 무의미할 순 있지만, 그럼에도 '1호 헌액자'라는 영예는 불멸의 가치를 지닌다.
현장 설문 결과 고(故) 최동원 한화 이글스 2군 감독과 선동열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현역 시절과 마찬가지로 뜨거운 '라이벌 매치'를 벌였다. 최동원이 간발의 차이로 앞섰다. '도저히 두 명 중에 한 명만 고를 수 없다'며 똑같이 한 표씩 던진 복수 의견을 포함해 총 102표가 나왔다. 여기서 최동원이 32표, 선동열이 29표로 1, 2위를 기록했다.
최동원은 후보군 중 유일하게 10개 구단 전부에서 최소 1표 이상씩 받았다. 전 야구인이 폭넓게 인정하고 있다는 의미다. 그의 현역 시절을 기억하는 수도권 A구단 단장은 "그라운드 안팎에서 최동원 선배는 늘 최고의 선수이자 인간이었다"고 했다. 또 대다수 지지자들이 "한국시리즈 4승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다. 그 뿐만 아니라 여러 기록 면에서 강한 상징성을 지닌다"고 부연했다.
최동원이 1984년 한국시리즈에 기록한 4승은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불명의 기록이다. 분업화가 완전히 뿌리내린 현대 야구에서는 다시 나올 수 없는 기록이기도 하다. 그러나 최동원의 기록에는 카리스마와 투혼, 승부근성이 모두 담겨있다. 다승왕 1회, 탈삼진왕 2회를 차지한 최동원의 한 시즌 최다인 223탈삼진은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사실 기록 면에서는 선동열이 최동원보다 앞선다. 활동 기간과 전성기가 더 길었기 때문이다. 1985년에 프로에 데뷔한 선동열은 1995년까지 KBO리그 통산 146승40패132세이브평균자책점 1.20을 기록했다. 다승왕 4번, 탈삼진왕 5번, 평균자책점왕 8번, 세이브왕 2번, 정규시즌 MVP 3번을 차지했다.
'무등산 폭격기'라는 무시무시한 별명을 앞세워 프로야구 초기 인기몰이에 크게 기여했고, 일본 프로야구에선 한국 야구의 자존심을 세웠다. 선동열은 총 29표를 얻었다. 많은 후보군 사이에서도 28%가 넘는 득표를 한 것이다.
그를 지지한 야구인들은 "말 그대로 '국보 투수'다. 모든 기록이 독보적이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명예의 전당 1호 누굴까(총 102표)
최동원 : 32
선동열 : 29
이승엽 : 23
백인천 : 8
박철순 : 7
이종범 : 2
이만수 : 1
◇현역 최고 모범선수(총 100표)
박용택 : 25
양현종 : 17
강민호 : 12
박병호 : 6
김현수 : 6
오재원 : 2
박석민 : 2
유한준 : 2
나성범 : 2
전준우 : 2
1표 : 차우찬 최 정 조동찬 장원준 모창민 손시헌 허경민 한동민 신본기 서건창 박민우 박경수 손아섭 이대호 이범호 김선빈
모름 :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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