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 걱정거리가 의상이었어요. 팬티와 브래지어만 입고 무대에 오른 다른 분들 사진을 봤더니 너무 야한 거예요. 전 수영복 화보 같은 것도 찍은 적이 단 한 번도 없어요. 그래서 관장님에게 '저 옷 입고 어떻게 무대에 오르냐'고 대회 출전을 거부했어요. 그랬더니 야하게 하려고 저러는 게 아니라 몸을 최대한 보여주려고 작은 의상을 입는 다는 거예요. 외설이 아니라 건강한 것이라고 하면서요."(최은주)
"계속 주입을 했어요. 은주에게 '연기자가 얼굴 가리고 하면 그게 연기냐, 아름다운 몸을 보여주는 건 그것 자체로 열정이다. 처음 본 사람은 야하다, 섹시하다고 하는데 몇 번 보다 보면 눈이 바뀐다'고요."(양치승)
양 관장은 "무대 위에서 웃고 있지만 웃으면서 쓰러질 때도 있어요. 운동 중에서 가장 힘든 게 보디빌더"라며 "염분, 수분까지 줄여가면서 그런 고통을 통해 무대 위에서 인간 몸의 절정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결국 최은주는 대회 출전 결심을 했고, 첫 한 달 동안은 할 만했다. 양 관장은 첫 한 달은 운동을 하면서 먹고 싶은 것을 다 먹을 수 있게 해줬다. 그 다음 달은 세 끼 중에 저녁만 계란을 먹게 했고 이어 아침, 점심을 계란, 보름 정도 후 아침만 편하게 먹고, 점심과 저녁을 줄였다. 대회를 한 달 남겼을 때는 계란, 바나나, 견과류, 고구마, 미네랄 비타민으로 식단을 구성했다.
"거울을 매일 보는 데 몸이 달라져 있더라고요. 염분과 수분까지 조절하면 근육이 몸에 착 달라붙어 있는 게 보여요. 제가 몸 만들기 전까지는 체육관에서 탑브래지어는 안 입었어요. 배가 나와서요(웃음). 그런데 복근이 살아나니까 스포츠브라만 입고 운동해요. 제 인생 40년 만에 생긴 '식스팩'이 참 대견해요."(최은주)
일을 쉬면서 최은주를 힘들게 했던 건 불면증이었다. 최은주는 "살 뺀다고 다이어트 약을 먹었는데 그 약을 먹으면 잠이 안왔다"며 "수면제까지 처방 받아 먹으니 몸이 망가졌다. 집이 아파트 8층인데 어느 날은 아무 생각 없이 뛰어내릴 것만 같았다.
"전 엄마 때문에 사는 데 제가 잘못되면 엄마마저 저를 따라올 것 같았어요. 그래서 수면제를 변기에 다 버렸죠. 잠이 안 오면 그냥 3일씩 안 잤어요. 그러다 운동에 빠지고 나서는 과거보다는 잠을 잘 잘 수 있게 됐어요. 정신이 맑아지고 좋아요. 술까지 아예 안 먹으니 몸 상태는 최상이죠(웃음)."(최은주)
"은주가 새로운 삶을 살길 바랐어요. 다시 한번 방송에 복구해서 연기자로서 살아보라는 거죠. 우리에겐 스타였는데 지금은 '나혼자산다'에 나았던 저보다 알아보는 사람이 적어요. 대회에 나가면서 도전의 성취감도 느끼고, 그러면서 자신감도 쌓고, 새 삶을 살 수 있는 힘이 생길 거라고 봐요."(양치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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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열린 머슬 마니아 대회 비키니 부문 1위 당시 최은주의 모습 /사진=임지민 작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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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최은주(왼쪽)와 '호랑이 트레이너' 양치승 관장 /사진=임성균 기자 |
"사람들이 제게 그래요. 왜 연기 안 하느냐고. 그런데 안 하는 게 아니라 못하는 거죠. 세계 대회에서 꼭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어요. 최은주가 아직 살아있음을 알리고 싶어요. 건강한 최은주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