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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AFP=연합뉴스] |
중국과의 신밀월을 시작한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의 행보에 미국이 화들짝 놀라고 있다.
두테르테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 대한 욕설을 시작으로 합동군사훈련 중단과 원조 거부 등 갈수록 수위를 높이다 급기야 공개석상에서 ‘결별’ 발언까지 내놓자 미국은 즉각 진의 파악에 착수했다.
미 국무부 존 커비 대변인은 20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두테르테 대통령의 ‘미국과의 결별’ 발언에 대해 설명이 필요하다면서 “그 발언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또 그 결과는 무엇인지가 명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미국은 대니얼 러셀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를 필리핀에 급파하기로 했다.
커비 대변인은 “이번 주말, 러셀 차관보가 필리핀 정부 인사들과 만나 대화를 나눌 예정”이라면서 “두테르테 대통령의 발언에 당황하는 나라는 비단 미국뿐이 아니며, 역내 우리의 파트너 국가들도 일이 어떻게 흘러가는 것인지 혼란스러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두테르테는 왜 전통적 우방인 미국과의 결별을 선언하고 외교 노선을 바꾸고 있는 것일까.
양측의 불협화음은 미국이, 두테르테 대통령이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범죄와의 전쟁’을 비난한 것이 단초가 됐다는 것이 정설이다.
범죄와의 전쟁 과정에서 마약 연루자들은 무차별적으로 사살되었고 이런 가운데 억울한 희생자가 나오기 시작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런 필리핀의 상황에 대해 “인권”을 언급하며 두테르테를 비판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인권보다도 마약이 없는 청정국가를 만드는게 더 급선무라고 맞받았다.
이후 두테르테 대통령은 “태국 국왕이나 브루나이 국왕에게 무릎을 꿇을 지을 망정 미국인들 한테는 절대 그러지 않을 것”이라며 불쾌감을 가감없이 드러냈다.
하지만 그 기저에는 미국이 필리핀에 대해 지나친 내정간섭을 하고 있다고 보는 두테르테의 인식이 깔려 있다.
두테르테는 이번 방중기간 열린 중-필리핀 포럼에서 “미국이 너무 당연하게 내부 사정에 개입하고 있다”고 했다. 군사적 안보를 제공한다는 이유로 사안마다 간섭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두테르테는 양측의 관계가 불평등하다는 인식도 강하다.
그는 지난 19일 중국내 거주 자국민들을 만난 자리에서 “미국인들은 언제든지 자유롭게 필리핀을 방문할 수 있지만, 필리핀인들은 미국 비자를 받아야 간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대학시절 여자친구와 미국을 방문하려 했을때 비자 발급을 받지 못한 일화를 전했다. 두테르테는 다바오 시장 시절에도 미국 방문당시 비자발급에 애로를 겪은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미국과의 군사협력도 미국의 일방적 이익만 향유하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두테르테 대통령은 미군이 훈련을 끝마칠 때마다 빌려줬던 고성능 병기를 회수해 간다면서 “여기에 무슨 의미가 있느냐. 그들만 이득을 보고 있다. 훈련을 통해 배우는 건 그들이고 우리는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반해 중국은 두테르테 대통령의 범죄와의 전쟁을 적극 지지해오고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중국은 지난 9월 필리핀내 마약 중독자 재활센터 건설을 지원한 바 있고, 이번 두테르테 대통령의 방중을 계기로 이 시설 건설에 168억원을 추가로 지원키로 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이 외교 노선을 친중으로 돌아선 것에는 이같은 실리적인 면을 챙기는 것이 더 낫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번 방중 전 두테르테는 중국측에 분쟁지역인 스카버러 해역 인근에서 자국 어부들의 조업을 허용해줄 것을 중국에 요청했다. 이곳은 지리적으로 필리핀과 가까운 해역임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인공섬을 건설해 무력 점거하고 있다.조업권 보장이라는 실리를 챙기겠다는 심사다.
또 남중국해 지하에 매장돼 있는 원유·천연가스·광물 등 각종 자원을 중국과 공동개발함으로써 얻는 이익도 상당할 수 있다.
이번 방중에서 중국이 필리핀의 열대과일의 수입량을 대거 늘리겠다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필리핀 경제에서 1차 산업인 농업 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은 10%에 달한다. 이런 가운데 중국과의 무역확대 및 조업권 보장은 경제적인 면에서 필리핀에 상당히 도움이 될 전망이다. 싱가포르 스트레이트 타임즈는 필리핀은 이번 방중을 통해 14조 7000억원 규모의 경제적 지원을 이끌어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결국 두테르테의 줄타기 외교라는 시각도 있다. 미국에게 일방적이 끌려가는 관계를 탈피하기 위해 친중 노선을 일시적으로 걷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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