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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주먹’ 박종팔

얼 골 2018. 1. 28. 16:30

[스포츠 다큐 - 죽은 철인의 사회] ‘돌주먹’ 박종팔, 비운의 복서 김득구를 추억하다
고 김득구 선수의 동아체육관 동기이자 슈퍼미들급 세계챔피언을 지낸 박종팔씨가 경기도 남양주시 자택에서 지난 시절을 회상하며 상념에 잠겨 있다

1982년 11월 13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시저스 팰리스 특설 링에서 세계권투협회(WBA) 라이트급 타이틀매치가 열렸다. 챔피언 레이 맨시니(미국)와 맞선 한국의 무명 복서 김득구는 13회까지 처절한 사투를 벌였다. 그러나 14회 맨시니의 강력한 펀치를 맞고 KO 당했고, 영영 일어나지 못했다. 나흘 동안 뇌사 상태에 빠져 있던 김득구는 가족 동의로 장기를 기증하고 이국땅에서 숨을 거뒀다. 복싱계는 충격에 빠졌다. 세계 타이틀매치가 3분 15회전에서 12회전으로 줄었고, 스탠딩 다운 등 선수 보호 장치가 강화됐다.
 

무작정 상경, 동아체육관서 만나
나와 헤글러 챔프전 무산되자
대신에 김득구·맨시니 격돌 성사
성냥갑 관 만들며 필승 각오 다져

복싱은 자신과 싸움, 난 13㎏ 감량
요즘 선수들 정신력·훈련량 떨어져
자신의 일에 미치는 게 헝그리 정신

슬픈 소식은 끊이지 않았다. 김득구의 어머니는 3개월 뒤 아들 뒤를 따라갔다. 주심이었던 리처드 그린은 ‘미리 경기를 중단시키지 않은 나 때문에 복서가 죽었다’는 자책감에 시달리다 7개월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촉망받던 강타자 맨시니도 더는 링에 오르지 못했다.
 
김득구의 스토리는 2002년에 영화 ‘챔피언(감독 곽경택, 주연 유오성)’으로 재탄생했다. 영화에서 김득구의 동아체육관 동기이자 절친한 친구로 나오는 선수가 ‘돌주먹’ 박종팔이다. WBA 미들급 세계 1위였던 박종팔은 당대 최고 강타자 마빈 헤글러(미국)에게 도전하기로 돼 있었다. 그러나 헤글러 측에서 계약을 위반해 대결이 무산됐고, 대신에 김득구-맨시니 경기가 성사됐다. WBA·IBF(국제복싱연맹) 슈퍼미들급 세계챔피언을 지낸 박종팔은 52전 46승(39KO) 5패 1무의 전적을 남겼다. 지난 18일 경기도 남양주시 불암산 자락에 있는 자택에서 박종팔 챔피언을 만났다. ‘진정한 헝그리 복서’ 김득구를 추억하고, 헝그리 스포츠 복싱의 과거-현재-미래를 이야기했다.
 

1982년 미국 라스베이거스 시저스 팰리스 특설링에서 맨시니 선수와 경기 중인 김득구 선수. [중앙포토]

1982년 미국 라스베이거스 시저스 팰리스 특설링에서 맨시니 선수와 경기 중인 김득구 선수. [중앙포토]

위 사진은 김득구와 맨시니의 세계 타이틀매치 장면, 아래는 김득구 장례식 모습이다. 영정 옆에서 관을 든 사람이 박종팔. 남양주=신인섭 기자, [중앙포토]

위 사진은 김득구와 맨시니의 세계 타이틀매치 장면, 아래는 김득구 장례식 모습이다. 영정 옆에서 관을 든 사람이 박종팔. 남양주=신인섭 기자, [중앙포토]

 

#무작정 상경 #동아체육관 #빈대 천국
뒷줄 왼쪽에서 둘째가 김득구 선수. 뒷줄 오른쪽에서 둘째가 박종팔씨.[중앙포토]

뒷줄 왼쪽에서 둘째가 김득구 선수. 뒷줄 오른쪽에서 둘째가 박종팔씨.[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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