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상

고 박왕자씨의 외아들 방재정씨

얼 골 2018. 2. 3. 17:39
2008년 금강산에서 피격당해 숨진 고 박왕자씨의 외아들 방재정씨가 서울 여의도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 하고 있다. 최승식 기자

 

방재정(33)씨는 말을 이으면서 종종 눈물을 참으려 천장을 바라봤다. 그는 10년 전 금강산 관광단지에서 북한 초병이 쏜 총에 사망한 고(故) 박왕자씨의 외아들이다.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적어도 정부만큼은 이 일을 잊지 말아야 한다. 국민의 비극을 잊지 않는 게 정부의 의무다”라고 여러 번 강조했다.
2008년 2월 강원도 속초에서 찍은 방재정(가운데)씨의 가족사진. 방씨는 군 전역 기념으로 떠난 속초 여행이 어머니와 떠난 마지막 가족여행이 됐다고 했다. [사진 방재정씨]

 

2008년 7월 11일 새벽, 어머니 박씨는 2박 3일 일정으로 친구들과 여행 간 금강산에서 사고를 당했다. 금강산 관광은 전업주부인 박씨가 결혼 후 처음으로 친구들과 떠나는 여행이었다고 한다. 당시 방씨는 갓 군에서 제대한 대학생이었다. 어머니가 집을 나서며 “엄마 없는 동안 밥 잘 챙겨 먹어. 금방 다녀올 게”라고 한 게 마지막 말이었다.

북한군이 한국 민간인을 총으로 쏜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지만, 당시 북한은 “관광지구의 규정을 어기고 군사통제구역 안에 들어간 관광객이 경고를 무시하고 달아나다 일어난 우발적인 사건”이라며 “(남한 당국이) 왜 관광객들에게 주의사항을 잘 알려주고 철저히 지키라고 강조하지 못했는가”라고 남측 책임을 물었다.

유족들은 “북한의 설명은 어느 하나 납득할 게 없다”며 진상조사를 요구했지만, 북한은 거부했다. 유족이 우리 정부로부터 들은 말은 “북측에 공동조사를 요구했지만 받아주지 않아 답답하다”였다고 한다.

북측의 민간인 총격과 조사거부로 10년간 이어지던 햇볕정책도 급속히 얼어붙었다. 금강산 관광은 전면 폐지됐고, 이듬해 천안함 사건까지 발생하면서 북한과 대부분의 교류를 끊는 ‘5ㆍ24 대북조치’가 단행됐다.

'관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코끼리·코뿔소 수호천사' 케냐에서 흉기 피살  (0) 2018.02.06
'낸시랭 남편' 전준주 또 피소  (0) 2018.02.06
종이접기의 달인  (0) 2018.02.02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73) 회장  (0) 2018.02.02
폰 노이만   (0) 2018.0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