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상

윤지오

얼 골 2019. 3. 19. 17:32
ⓒ시사IN 윤무영 윤지오씨는 최근 <13번째 증언>이라는 책을 펴내고 장자연 사건에 대해 입을 열었다


신인 배우 장자연씨의 죽음 이후 수사선상에 오른 이들은 하나같이 그를 모른다거나 혐의를 부인했다. 이런 상황에서 윤지오씨(32)는 장자연 사건의 유일한 증언자였다. 신인 배우였던 그는 2007년 12월 더컨텐츠엔터테인먼트와 계약했다. 장자연씨가 두 달 먼저 들어간 회사였다. 꿈을 이루기 힘든 곳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윤씨는 10개월 후 기획사를 나왔다. 그사이 장자연씨가 겪은 성추행을 목격했다. 2009년 3월12일 유족이 장자연 문건을 태우기 직전, 그 내용도 보았다.

윤지오씨는 2009년 당시 검찰과 경찰에 참고인 신분으로 12차례나 출석해 자신이 보고 겪은 일을 진술했다. 장씨의 괴로움을 가까운 곳에서 지켜본 사람으로서 의무라 여겼다. 하지만 그 어떤 피의자보다 자신이 많이 불려나갔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는 허탈했다. 떠들썩한 수사를 하고는, 기획사 대표 김종승씨와 전 매니저 유장호씨만 기소했다. 그마저도 성접대·술접대 의혹과 관련 없는 폭행·모욕죄 등으로 각각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2009년 참고인 조사를 받을 때 검찰과 경찰이 그 부분을 물어봤나?

당시는 일이 벌어진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니 더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었을 텐데 묻지 않았다. 오히려 나를 추궁하는 듯한 분위기였다. 그렇게 12차례나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방용훈 코리아나호텔 사장은 2009년 수사 당시 조사를 한 번도 받지 않았고, 2008년 10월 룸살롱에서 장자연씨와 동석했던 방정오 전 TV조선 대표도 2009년 참고인으로 한 차례 55분 조사를 받았다.

참고인을 12차례씩 부르는 경우는 없다고 나중에 알게 됐다. 그때 나는 20대 초반이라 뭐가 뭔지 잘 몰랐다. 오라고 하면 가야 하는 줄 알았다. 주로 밤늦게 불러서 새벽까지 조사했다. 한번은 언론에서 전화나 문자가 너무 많이 와서 경찰에서 출석하라고 한 걸 모르고 지나간 적이 있었다. 그랬더니 ‘안 올 시에는 어떤 처벌을 받을 수 있다’라고 공문 같은 걸 보냈다. 너무 무서웠다. 조사하면서는 ‘너도 성상납을 했고, 다 알면서 여기까지 와서 왜 얘기를 안 하냐’라고 했다. 내 통장 잔액이랑 통화 명세를 다 뽑아보고 가족 뒷조사도 했다. 정말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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