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상

어린 정조의 손글씨

얼 골 2020. 3. 19. 13:48
                        


어린 정조가 큰 외숙모에게 보낸 한글 편지(위)와 한글 묵서가 적힌 차사발(가운데). /국립한글박물관·국립중앙박물관




'상풍(서릿바람)에 기후 평안하신지 문안 알고자 합니다. 뵌 지 오래되어 섭섭하고 그리웠는데 어제 편지 보니 든든하고 반갑습니다.'



어린아이 글씨가 삐뚤빼뚤한데 내용은 사뭇 의젓하다. 이 한글 편지를 쓴 주인공은 조선 22대 임금 정조(1752~1800). 편지 끝에 '원손(元孫)'이라 썼으니 세손 책봉 이전인 1759년 이전에 쓴 것으로 추정된다. 정조가 7세 이전에 큰 외숙모인 여흥 민씨에게 보낸 안부 편지다







조선시대 한글 금속활자. /국립중앙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에도 흥미로운 한글 유물이 많다. 2층 기증문화재실에는 한글 묵서가 적힌 일본 도자기가 있다. 임진왜란 때 끌려간 조선 도공의 후손이 17세기 초 야마구치현에서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차사발이다. '개야 짖지 마라. 밤 사람이 다 도둑인가. 자목땅 호고려님이 지슘 다니는구나. 그 개도 호고려 개로다. 듣고 잠잠하노라.' 호고려(胡高麗)는 임진왜란 때 일본으로 끌려간 조선인을 현지 일본인이 부르던 호칭으로 '오랑캐 고려 사람'을 뜻하는 말. 이동의 자유가 제한된 조선 도공이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는 심경을 도자기 표면에 써내려간 것이다.


왕세자와 백성을 가르치기 위해 만든 한글 활자도 감동을 준다. 국립중앙박물관에는 한글 금속활자 750여 자와 한글 목활자 1만3000여 자가 소장돼 있다. 박물관은 "조선의 공식 문자는 한자였기 때문에 조선시대에 만든 활자도 대부분 한자 활자였다. 하지만 왕세자를 비롯한 왕실 가족을 교육하거나 백성에게 유교 이념을 가르치기 위해 언해본이 필요했기 때문에 국가 차원에서 한글 활자를 제작했다"고 했다. 백성에게 배포하는 언해본에는 주로 목활자를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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