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 4학년 때인 1995년 말 독일 핸드볼 분데스리가 굼머스바흐에 입단했다. 처음엔 키(203㎝)에 비해 체중은 100㎏이 채 되지 않아 왜소했다고 한다. 유럽 거구들과의 몸싸움을 버틸 수가 없다고 판단한 윤 감독은 몸집을 불렸다. 그는 “113~115㎏까지 찌우니, 민첩성은 유지하면서 몸싸움도 버틸 수 있었다”라고 회상했다.
이후 독일 리그 최초의 동양인 선수로 12시즌을 활약하면서 통산 2,905득점으로 역대 1위를 기록했다. 또 득점왕을 무려 8차례나 거머쥐었다. 2000~01시즌엔 한 시즌 최다 득점 역대 1위(324득점)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윤경신을 막을 방법은 반칙밖에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그의 활약과 함께 14위(16개팀 중)였던 소속팀의 성적은 3위까지 ‘점프’했다.
당시 독일에선 ‘축구 다음 핸드볼’일 정도로 대중적인 인기가 높았다. 큰 구장은 1만8,000여 관중석이 매주 꽉 들어찼다고 한다. 2m가 넘는 동양인의 대활약에 당연히 팬들의 이목이 쏠렸다. 윤 감독은 “유럽 선수만큼 강력하진 않았지만 빠르고 정교하며 실책이 적었다”면서 “처음 보는 동양인이 색다른 플레이를 보여주니, 유럽 팬들이 특이하게 생각했던 것 같다”라고 했다. 실제로 10년 몸담았던 굼머스바흐와 연봉 협상에 난항을 겪으면서 이적설이 흘러나오자 팬들은 ‘성금을 모아서라도 연봉을 주자’는 움직임까지 있었다고 한다.
독일 팬들은 ‘토레아’(Torea)라는 별명도 선사했다. ‘골’을 뜻하는 독일어 토르(das Tor)와 코레아(Korea)의 합성어로, ‘한국인 골잡이’로 해석된다. 하지만 정작 한국에서는 그를 뜻하는 별칭이 없었다. 윤 감독은 “그만큼 한국에서 핸드볼이 비인기 종목이었기 때문”이라며 헛헛한 표정을 지었다. 그래도 최근엔 유명 농구 만화 캐릭터의 이름을 따온 ‘윤치수’ (윤경신+채치수) ‘윤덕규’(윤경신+변덕규) ‘괴물 용병’ 등 별명이 쏟아진다. 윤 감독은 “팬들이 관심을 갖고 지어주신 만큼 하나하나 모두 소중하고 감사하다”며 웃었다.
윤경신 두산 핸드볼 감독이 3일 서울 SK핸드볼 보조경기장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된 배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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