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상

퍼거슨, 역대 최고의 감독

얼 골 2019. 3. 30. 13:15
알렉스 퍼거슨 감독


팬들의 이름으로 만들어진 퍼거슨 인물화

                      
퍼거슨 경의 최근 모습


퍼거슨 감독은 어떨까. 퍼거슨 감독의 전술적 능력은 결코 폄하될 수 없다. 그는 맞춤 전술의 달인으로 어떤 선수를 어디에 놓든 승리하는 법을 아는 인물이다.

하지만 위에 언급된 5인처럼 전술적 사조를 바꿨다고 보기는 어렵다. 퍼거슨 감독이 즐겨 쓴 역습 전술 등은 많은 이들의 참고가 됐지만, 모두 그를 따라가지는 않았다.

그렇다면 전술적 사조를 바꿔놓지 못한 퍼거슨 감독은 역대 최고의 감독에 거론될 자격이 없을까. 답은 '아니다'다. 오히려 전술적 사조를 바꾸지 않았음에도 미헬스 감독과 더불어 역대 최고의 감독으로 손꼽히는 그에게 찬사가 보내져야 할 것이다.

감독(監督). 사전적 의미는 영화나 연극, 운동 경기 따위에서 일의 전체를 지휘하며 실질적으로 책임을 맡은 사람이다. 이 복문의 뒷부분이 중요하다. '책임을 맡은 사람'. 그래서 퍼거슨 감독은 역대 최고로 거론된다.

감독의 사전적 의미가 일의 전체를 지휘하는 사람으로 그쳤다고 가정해보자. 어쩌면 퍼거슨 감독이 1위까지 평가받지는 못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퍼거슨은 지휘까지 능한데 책임 수행도 훌륭하다. 때문에 세계 최고로 거론된다.

책임 수행이라는 말을 간단히 풀면 선수단과 구단을 관리, 감독하는 일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퍼거슨 감독은 이 부분에 있어서 신적인 능력을 발휘했다.

대표적으로 선수단 관리를 보자. 퍼거슨 시대에서 활약했던 수비수 리오 퍼디난드는 "그는 우리에게서 최고의 능력을 뽑아내는 것에 능했다. 때로는 칭찬으로 때로는 질책으로, 때로는 이간으로. 우리는 그의 말을 듣고 나면 승리를 위해 뛰는 전사가 돼 있었다"라고 말했다. 

바로 그렇다. 퍼거슨 감독은 당근과 채찍을 잘 사용했다. 달콤한 칭찬으로 로빈 반 페르시를 한 동안 침묵하던 그의 득점 물꼬를 푼 적이 있다. 반면 그의 눈 밖에 나면 로만 화이트사이트, 데이빗 베컴, 야프 스탐, 로이 킨, 루드 반 니스텔루이 등 누구든 방출이었다. 그의 용인술에 팀은 하나가 됐다. 한 명이 나가도 이를 메우는 전술적 유연성 역시 최고였다. 

또한 구단에서 일하는 누구라도 퍼거슨 감독은 가까이 다가갔다. 이로 인해 맨유가 하나의 가족이 됐다. 맨유 직원 중 한 명인 찰리 씨는 "우리의 위대한 역사를 만든 인물"이라며 퍼거슨 감독을 칭찬하기도 했다. 

1986년부터 2013년까지. 그가 헌신한 27년으로 인해 맨유가 달라졌다. 뮌헨 참사 이후 서서히 몰락하던 명문팀이 다시 일어섰고. 잉글랜드 최고의 팀으로 우뚝 섰다. 팀 뿐인가. 맨유의 약진에 헤이젤 참사 이후 몰락하던 잉글랜드 리그가 부활했다. 

퍼거슨을 논할 때 또 하나 간과돼서는 안 될 것이 있다. 그의 성과가 맨유에서만으로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것. 그는 1978년부터 1986년까지 스코틀랜드 에버딘 FC를 맡으며 또 한 번 명장의 풍모를 보여준 적 있다. 그는 재임 시기 셀틱 FC와 레인저스 FC의 양강 구도를 잠시나마 박살냈으며 UEFA컵에서 레알 마드리드를 무너뜨리고 우승을 거머쥔 바 있다. 

역대 최고 수준의 전략에. 역대 최고 수준의 용인술. 역대 최고 수준의 구단 관리. 역대 최고 수준의 리더십. 역대 최고 수준의 유연성. 이 것들이 그가 역대 최고의 감독으로 거론되는 이유들인 것이다.

그가 최고로 평가받는 이유는 퍼거슨의 퇴임 후 맨유가 흔들린 것에서도 알 수 있다. 역대 최고의 감독을 잃은 맨유는 이후 6년의 세월 동안 흔들렸다. 데이빗 모예스, 루이 반 할, 조세 무리뉴. 명장으로 손꼽히는 그들 중 누구도 맨유를 구하지 못했다. 이에 맨유는 다시 한 번 퍼거슨에게 기댄다. 맨유는 퍼거슨을 가장 잘 이해하던 올레 군나르 솔샤르를 감독으로 선임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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