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상

봉준호 감독 "나에게 송강호란 알약과 같은 의미

얼 골 2019. 6. 22. 15:52

봉준호 감독에게 송강호는 어떤 의미인가.

▲ 알약 같은 존재다. 나를 전담하는 신경정신과 의사가 "불안, 강박 증세가 심각하다"며 약을 계속 권해오고 있다. 하지만 나는 봉테일로 그걸 승화시키고 있다.(웃음) 다행스럽게도 직업이 이쪽이라 혼자 불안하니 늘 콘티를 그리고 어떻게 찍을지 생각하며 강박과 집착을 이겨내고 있다. 불안증의 에너지를 영화 쪽으로 다 분산 투자시키고 있다. 의사 선생님은 제게 '신기하다. 사회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인데 어떻게 하고 있냐. 약을 꼭 먹으라'고 한다. 하지만 시나리오를 쓸 때 더듬이와 촉수가 예민해야 하기에 약은 먹을 수가 없다. 그런데 송강호 선배님이 인간 알약이다. 형님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안정된다. 저 형님과 함께 하면 뭐든 찍을 수 있을 것 같다. 언제나 나를 지지해줄 것 같다. 이런 느낌은 '살인의 추억'을 함께 하며 형성됐다.





- 영화에 대한 지인들의 소감 중 가장 기쁘거나 인상적인 게 있다면.

▲ 칸 영화제 현장에 함께 있었지만 가족들이 좋아해줬다. 아들이랑 아이 엄마랑 함께 좋은 시간을 보냈다. 길예르모 델 토로 감독이 트위터에 축하해 줘서 기분이 좋았다. 감독들도 여러 부류가 있는데 뭐 체중이 많이 나가는 감독끼리 친하고 이런 건 아니고, 덕후들끼리 잘 통한다. 델 토로 형도 성덕 느낌이 있잖나. 방에 앉아서 만화나 영화 보는 것 좋아하고 말이다. '옥자' 때 칸영화제 70주년 행사에서 서로 만나 덕후끼리 정분을 나눴는데 그런 것도 좋았다.

'설국열차'의 에드 해리스도 이메일을 보내 주셨다. 틸다(틸다 스윈튼)는 칸에 와서 아예 영화를 보고 갔다. 시상식 때는 뉴욕에 있었는데 페이스 타임으로 화상 전화를 걸어서 강호 선배와 함께 축하를 받았다. 모두 함께 괴성을 지르고 그랬다. 정말 고마웠다. 변희봉 선생님이 문자를 보내 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또 서울에 오니 박찬욱 감독님 내외분이 '기생충' 시사 뒤풀이에 오셔서 되게 오래 함께 계셨다. 축하한다고 말해 주시니 너무 감사했다.

- 차기작에 대한 계획이 이미 있는 걸로 안다.

▲ 두 가지 작품을 동시에 진행 중이다. 지금 시나리오를 열심히 쓰고 있다. 서울 한복판에서 벌어지는 공포에 대한 이야기다. 공포 영화라고 표현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칸에서 귀국할 때 비행기에서 열심히 쓰며 왔다. '기생충' 정도 사이즈의 영화다. 할리우드 영화 한 편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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