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상

'조은누리양 발견' 박상진 원사, 군견 '달관이

얼 골 2019. 8. 2. 19:18


조은누리양이 구조된 다음날인 3일 육군 32사단 기동대대 소속 박상진(오른쪽) 상사와 김재현(왼쪽) 일병, 군견 ‘달관’이가 세종 금남면에 위치한 부대 내 군견 막사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세종=최동순 기자









흔들어 깨워보니 의식 있어..순간 왈칵 눈물"



박상진 상사 /육군 제공


"좁은 바위틈 사이에 작은 체구 여자아이가 쪼그린 채 앉아 있었습니다. 흔들어 깨워보니 의식 있더군요. 왈칵 눈물이 쏟아질 뻔했습니다. ‘살아있어줘서 고맙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충북 청주 한 야산에서 실종된 조은누리(14)양의 최초 발견자는 군 정찰견 ‘달관이’와 육군 32사단 기동대대 소속 박상진(44) 상사였다. 박 상사는 실종 발원지로부터 약 900m 떨어진 곳에서 조양을 발견했다.


◇"나도 고등학생 딸 있어 조양 실종 남일 같지 않았다"
발견 당시 조양은 바위틈 사이에 쪼그린 채 앉아 있었다고 한다. 열흘간 물 한 모금 제대로 마시지 못한 조양은 탈진한 상태였다. "엎고 하산하는 길에 (조양이) 중간중간 의식을 놓아서 ‘누리야, 정신 차려!’ 이름 부르며 깨웠습니다. 탈수가 심했는지 500ml 생수 다섯병을 비웠습니다. 그만큼 목이 타고 체력적으로 힘들었겠죠."

지난달 29일 오후 청주시 상당구 가덕면 무심천 발원지 일대에서 육군 장병이 군견을 이끌고 실종된 조은누리양을 찾고 있다. /연합뉴스

박 상사는 이날 오전 10시 ‘달관이’와 함께 수색에 나섰다. 무더운 날씨 탓에 정찰견도 힘들어했다. 1시간씩 산을 타고 20분씩 휴식을 취했지만, 마음 편히 쉴 수는 없었다. 1분 1초가 흐를 때마다 조양의 생존 가능성이 줄어든다는 생각때문이었다. 깜짝 놀랐다"고 전했다.

조은누리양을 발견한 군견 '달관이(7년생 수컷 셰퍼드)
조은누리양 발견한 군견 '달관'이 [연합뉴스 자료사진]

(군견은 군번과 같은 견번을 받고 생활하지만, 계급은 없다.

세간에는 군견에게도 부사관 계급을 부여한다는 이야기도 있으나, 공적을 세워 훈장을 받은 경우를 제외하면 일반적인 군견에는 계급이 없다는 게 군당국의 설명이다.

따라서 달관이에게 일계급 특진은 불가능한 일이다.

훈장 수여도 쉽지 않아 보인다.

지금까지 무공훈장을 받은 군견은 1968년 북한 무장공비들이 청와대 습격을 시도한 1·21사태 때 공을 세운 '린틴'과 1990년 제4땅굴 소탕 작전 때 자신의 몸으로 지뢰를 터뜨려 1개 분대원들의 생명을 구한 '헌트' 둘뿐이다.)




박 상사는 오후 2시부터 산 정상에서 하산하는 경로로 수색을 이어갔다. 30분 정도 지났을 때, 박 상사보다 3m가량 앞서가던 달관이가 자리에 앉았다. 정찰견이 실종자를 발견했을 때 취하는 동작이다. 박 상사는 황급히 달관이 쪽으로 향했다. 조양이 바위틈 사이에 기대앉아 있었다.

박 상사는 조선일보 디지털편집국과 통화에서 "발견 당시에는 탈진이 심해 솔직히 숨진 줄 알았다"며 "확인해 보니 숨을 쉬고 있었다. 안도했다"고 말했다. "조은누리양을 봤을 때 왈칵 눈물이 쏟아질 뻔했다"고도 했다.

박 상사는 평소 정찰견과 호흡을 맞추며, 탈영병은 물론 실종자 수색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이다. 그런 그에게도 이번 조양을 찾은 일은 남달랐다. 박 상사는 "나에게도 고등학생 딸이 있다. 그래서 조양의 실종이 더 남일 같지 않았는데, 조양이 이렇게 잘 견뎌줘서 고마울 따름"이라고 했다.

지난달 23일 청주에서 가족 등과 등산하러 갔다가 실종된 후 열흘 만에 기적처럼 생환한 조은누리(14)양이 2일 오후 4시 55분쯤 충북대병원 응급실로 옮겨지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박 상사는 언론 인터뷰를 여러 차례 고사했다. "내가 해낸 일이 아니다"는 취지였다. 박 상사는 "훈련하던 대로 함께해준 동료들이 있었기 때문에 조양을 찾을 수 있었던 것 같다"며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그는 이날 저녁 부대가 있는 세종시로 돌아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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