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작했겠지만 그가 연마한 엄신기공의 근본은 신체수련이 아니다. 덕성수련이다. ‘덕성은 기공 세계의 문을 열어주는 황금열쇠다.’
“기공 수련자가 덕을 쌓지 않으면 모래를 삶아서 밥이 되라는 것과 같아요. 심성 수련을 경시하고 공법에만 뜻을 두면 아무래 오래 수련해도 기술이 늘지 않아요. ‘모든 사람이 내 가족이요, 모든 만물이 내 스승이다.’ 이것이 엄신대사님이 요구하는 덕성입니다. 책갈피 하나도 나를 도와줬으니 감사하고 물 컵 하나라도 나를 편하게 물 마시게 해줬으니 감사하다. 그래서 소중히 다루고 아껴준다. 그것이 덕성의 기본이 되는 겁니다.
신체보다 마음 수련이 7이에요. 고수가 되면 마음이 9라고 하지요. 사람들은 어떻게 하면 특이공능을 개발하고 천목天目(하늘의 눈)을 열까를 먼저 생각해요. 그러나 천목은 누가 열어줘서 열리는 게 아니에요. 덕성이 높아져 내 몸의 진기가 날마다 쌓여 가는 어느 날 저절로 열리게 되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