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상

조국 장관 인터뷰, "죽을힘 다해 검찰개혁 하겠다"

얼 골 2019. 9. 27. 13:29



흔히 검찰 독립을 검찰에 전혀 간섭을 안 하는 걸로 이해하는 것 같아요.  법무부 장관의 검찰 인사, 예산 분장과 사건 지휘·감독권 행사는 검찰에 대한 부당한 압력 행사가 아니라 주권자인 국민에 의한 민주적 통제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 민주주의 핵심이 선출되지 않은 권력은 선출된 권력으로부터 통제받아야 한다는 것이거든요. 미국은 검사장 직선제를 하죠. 미국에서 검사장은 주민들 선거로 뽑기 때문에 인사와 예산을 자신이 쥐는 것에 대해 정당성을 갖고 있어요. 물론 검사장 직선제는 훨씬 더 정치적인 문제에 휘둘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검찰 독립을 말할 때 이걸 이루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직선제라고 보고요.




 제가 지금 이걸 하자는 것도, 우리가 지금 그런 제도를 택하고 있는 것도 아니죠. 넓은 의미에서 보면 검사도 행정 관료거든요. 열심히 공부해서 검사가 되고 이른바 ‘관료 트랙’에 타는 건데, 어떠한 관료라고 하더라도 선출되지 않은 권력은 선출된 권력으로부터 통제받아야 합니다. 이게 핵심이기 때문에 계속 말씀드릴 수밖에 없는 거고요. 





일거수일투족이 주목받는 상황에서 업무를 보는 일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처음 지명됐을 때는 이런 상태에 놓이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훨씬 더 신나게, 즐겁게, 제가 원래 구상했던 것들 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죠. 그게 제 업보인지 운명인지 모르겠지만 이런 처지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제가 뭐 운명론자는 아닙니다. 제가 해야 할 게 뭘까 생각해볼 때, 제가 아주 나쁜 조건에 있는 거 아닙니까? 그냥 제가 할 수 있는 데까지를 하자 생각합니다. 할 수 있는 데까지 하자. 그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진짜 모르겠습니다. 알 수도 없고.



 수사 문제는 제가 실제로 알지도 못하고. 제가 아주 개인적으로만 보게 되면 가족을 돌보는 게 급합니다. 집에 있지를 못하잖아요, 오늘도. 제 가족을 돌보지 못하는 상태에 있거든요. 제가 그냥 사인이라면 빨리 가족으로 돌아가서 돌봐야 됩니다. 가족들이 힘들어하는 상태인데. 그 점에서 힘들죠. 힘든데 제가 사인이 아니라 공인, 그중에서도 고위 공직자이기 때문에. 앞서 ‘이번에도 좌초되면’이라는 생각은 상상하기도 싫다고 했습니다만, 임명됐을 때 하려고 했던 걸 이루지 못할 수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임명됐을까. 현재 상당수 국민들이 제가 부족하고 미흡하고 불찰이 있다는 걸 알면서도, 저에 대한 실망도 했고 분노도 하셨고




 저의 부족함을 다 알면서도 왜 검찰개혁이 필요하다고 나서고 계실까. 조국 장관이라는 사람이 너무 좋다 이게 아니에요,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 뜻, 국민들의 뜻을 생각하면서 일을 하려고 합니다. 한 걸음 한 걸음 그냥 가보려고요. 갈 때마다 불편한 한 걸음이에요. 공적 행보를 할 때 즐겁거나 이렇지 않은 상황입니다. 어쩔 수 없이 불편한 일들이 벌어지거든요. 책임, 소명, 소임 이런 말들이 얼마나 두렵고 무서운 말인지 깨우치고 있습니다.



요새는 제가 하루를 살고 또 하루를 살아내는 것이 개혁이고 인생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뒤로 되돌릴 수 없는 개혁, 결국은 제도화, 제도화, 제도화라고 봅니다. 죽을힘을 다해 한 걸음이라도 앞으로 내디딜 겁니다. 언제 어디까지일지 모르지만 갈 수 있는 데까지 가볼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