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턴

2019.03.04. 11:17

행'   © 제공: The Asia Business Daily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자료 사진. 출처=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말 베트남 하노이 제2차 북미 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구체적인 비핵화 요구 사항을 구체적인 '빅딜 문서'로 제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3일(현지시간) 미 CNN방송, 폭스뉴스, CBS 등에 잇따라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에게) 핵과 생화학 무기, 탄도미사일을 포기하는 결정을 하라고 요구했다"며 이같은 사실을 공개했다. 그는 "하나는 한글, 하나는 영어로 된 문서(paper) 2개를 건넸다"고 부연설명까지 덧붙였다.

이 문서에는 미국이 요구하는 비핵화의 세부적인 내용과 이로 인해 북한이 얻을 수 있는 경제적 대가 등이 구체적으로 적시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문서에서 미국이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뿐 아니라 '생화학무기'까지 언급했다면 이는 대량살상무기(WMD)를 보다 포괄적으로 설정했다는 의미여서 향후 비핵화 협상에서 주요 쟁점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볼턴 보좌관은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에게 준 문서 속에서 제시한 광범위한 정의의 비핵화를 원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빅딜을 수용하라고 설득했지만, 그들은 그럴 의사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제시한 영변 핵시설 폐기에 대해선 "매우 제한적인 양보이며 노후화된 원자로와 우라늄 농축, 플루토늄 재처리 능력의 일부분이 포함됐다"고 평가 절하했다.

이번 회담이 실패라는 비판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반론을 제기했다. 볼턴 보좌관은 "미국의 국익이 보호된 회담이었다. 나는 실패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배드 딜(나쁜 거래ㆍbad deal)보다는 노 딜(합의 무산ㆍNo deal)이 낫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향후 협상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하노이 회담은 김정은이 말했듯 합의를 성사시키려면 지나쳐야 할 많은 역(station) 중 하나"라며 "대통령은 계속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 정해진 기한은 없지만 실무급 협상을 지속하거나 혹은 김정은과 다시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볼턴 보좌관은 심지어 대북 제재를 더 강화할 뜻도 내비쳤다. 볼턴 보좌관은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불러 들인 경제 제재를 계속하는 것을 들여다 보고 있다"며 "선박간 환적을 못하게 더 강하게 단속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다른 나라들에게도 더 압박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비핵화할 때에만 북한에 대한 제재가 해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 정권 지지 여부를 묻는 질문엔 "비핵화가 우리의 목표"라며 즉답을 피했고, 오토 웜비어 사건과 관련해선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싱가포르에 이어 이번 하노이 회담에서도 김 위원장에게 직접 '야만적이며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는 입장을 전했다"고 해명했다.